기업실적
최근 우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과 함께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전년에 비해 크게 개선된 모습인데요. 오늘은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자동차(전기차), 화학(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전자 기업들의 실적과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 모두 좋은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2분기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2분기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 현대차는 1분기 매출 27조 3909억원, 영업이익은 1조 65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영업이익은 90% 넘게 늘었는데요. 지난해 1분기 코로나 확산으로 실적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실적 증가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습니다. 1분기 생산과 판매 모두 원활했고, SUV와 고급차량(제네시스) 판매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016년 2분기 이후 최대라고 하네요.
기아: 기아는 1분기 매출 16조 5817억원, 영업이익은 1조 7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영업이익은 무려 140% 넘게 증가했는데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고급차량과 대형차량 판매 증가로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기업 모두 1분기 높은 실적을 올렸지만, 5월 무렵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가장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면서 2분기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와 함께 현대차도 배터리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지금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를 사서 쓰고 있지만, 이제는 배터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차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것입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2027년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화학(전기차 배터리)
국내 배터리 삼총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그리고 삼성SDI 모두 1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 모두 중국 기업의 약진,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등의 사업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LG엔솔은 1분기 4조 2541억원의 매출과 34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드디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인데요. 영업이익도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공장 증설 등 신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어제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 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에 받을 합의금도 회계 장부에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죠.
SK이노베이션(SK이노):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다음 달 14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이노베이션이 9조 7667억의 매출과 3418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고, LG엔솔과의 배터리 분쟁도 종료되면서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망치대로라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되고, 적자탈출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 삼성SDI는 1분기 2조 9632억원의 매출과 13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46% 넘게 늘었는데요. 이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다는 평가입니다. 삼성 SDI는 하반기 원통형 배터리 사업을 확대해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과 매출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입니다.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그리고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가 향후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고, 완성차 업체들도 부품 중 가장 가격이 비싼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려 하기 때문인데요. 이 두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향후 우리 전기차 산업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65조 4천억원, 영업이익 9.8조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 매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는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의 비수기이지만,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판매가 크게 늘며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한편 반도체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과 텍사스 한파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이 겹쳐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습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한 LG전자는 1분기 매출 18조 8천억원, 영업이익 1조 5천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줬는데요. 백신 보급 이후 ‘보복 소비’가 폭발하면서 가전제품과 TV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LG전자는 올 하반기, 동안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8조 4942억의 매출과, 1조 32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시장 전망치와 거의 유사한 수준인데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65% 넘게 증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차세대 D램과 낸드 양산으로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